자연의 아름다움을 우리 집 앞마당으로 옮겨오고자 하는 시도는 과거부터 항상 존재했습니다. 사회가 밀집된 도시 생활에 집중되면서 사람들에게 조경 디자인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정원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할지 알아보겠습니다.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조경 디자인
정원을 계획하고 조성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누구나 집에서 화분 한두 개쯤 키워본 경험이 있겠지만 생명체를 다루는 것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더욱이 면적이 넓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다양한 생명이 어우러져야 한다면 살피고 고민해야 할 문제가 도처에 있어 예상보다 힘들어집니다.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안정된 기반을 조성해야 하고 거기에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표현해야 합니다.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편의성과 실용성을 겸비해야 하고 효율적인 관리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빠질 수 없겠죠. 육체노동은 말할 것도 없고 예상치 못한 수많은 변수에 대응하는 합리적인 판단도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은 많은 공부와 오랜 경험, 근성과 애정이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조경을 통해 완성된 정원이 가져다 주는 희열을 알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겨울이 지나가는 어느 날 빈 땅에서 빼꼼히 돋아나는 새순을 마주할 때, 어제까지 웅크리고 있던 꽃봉오리가 꽃잎을 열어 얼굴을 드러낼 때, 가지마다 스며든 햇살로 싱그러운 초록빛이 반짝거릴 때, 붉게 물들었던 잎들이 조용히 땅으로 떨어져 쌓일 때. 우리는 그 순간마다 작은 정원에서도 대자연의 경외감을 고스란히 느끼게 되지요.
정원이 보여 주는 작은 몸짓 하나에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끌립니다. 사람의 감성은 신기하게도 자연의 모든 것들과 연계되어 순간의 빛이나 작은 움직임에도 금세 매료되어 스며들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명확하게 증명하는 일이며 또한 조경의 당위성입니다.
조경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지구환경의 다양한 문제와 자연성의 회복을 위한 인류의 직면한 중요한 과제이며 시대적 요구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파괴하고 잃어버렸던 자연에 대한 반성과 열망이며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류의 본성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이 자연의 한 요소로 어우러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죠.
진정한 정원 디자이너가 되는 과정
한국에서의 정원 시장은 너무나도 비좁고 아직도 정원을 대하는 일반인의 태도(정원 디자인에 합당한 비용 지급을 꺼림)도 도 문제입니다. 정원 디자이너가 일반인을 상대할 때 설계를 완성하고 시공하기까지의 과정은 전혀 순탄치 않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정원시장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정원시장이 주요 선진국의 그것보다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말인즉슨, 정원 디자이너로서의 삶은 생각보다 풍족한 경제적 여유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정원 디자이너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생각 이전에 정원 디자인, 정원 시공은 그저 꽃과 나무만 심고 디딤돌 몇 개 놓는 일이라는, 쉽고 수월하다는 인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정원은 스케일이 작지만 그만큼 더 디테일하며, 더 많은 공정과 더 높은 완성도를 요구합니다. 즉 얕은 지식과 기술, 차별화되지 않은 정원 디자인 실력으로는 이 좁은 정원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해마다 수많은 정원 박람회를 거쳐 많은 정원 디자이너가 양산되고 있지만 이들이 진정 정원만을 디자인하면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음을 그들도 알고 있습니다. 이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과 실력이 필요할까 항시 고민해야 합니다. 정원 설계·디자인은 조경설계(기초 계획·실시 설계)를 기본으로 탑재한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시공 측면에서는 바닥포장·식재·우배수토목·수경시설을 포함한 다양한 조경시설물(철조·목재·석재 등)의 제작과 설치 기술 및 업체 동원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에 따른 수준급의 미적 감각도 필요합니다.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정원 관리조차도 사계절 내내 정원을 돌볼 수 있는 깊은 지식과 다채로운 경험을 갖춰야 합니다. 정원은 동일한 상황의 동일한 대상지인 경우는 없기에 각 대상지의 환경에 맞추어 디자인하고 시공하기 위해서는 설계뿐만 아니라 시공 영역까지 꿰뚫는 내공이 충만한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는 단지 몇 년만의 짧은 경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요.
정원은 마음만 먹으면 혼자 일할 수 있는 업종이라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임을 유념해 주세요. 정원 시장에서 계속 살아남길 원한다면, 혹은 남들보다 월등한 정원 디자이너, 정원 시공자로 남고 싶다면 당장 힘들더라도 설계나 시공의 각자 분야에서 고군분투하여 실력을 쌓는 데 전념해야 합니다. 더욱이 부족한 부분을 배울 수 있는 시기를 젊었을 때 놓치게 되면 영영 그 분야에서 새롭게 배우기 힘들어질뿐더러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진정한 정원사가 되길 원하는 분은 현재 배우고 있는 일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주세요. 그렇게 되면 훗날 나에게 커다란 결실로 돌아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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