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을 ASML이 국내 화성 동탄에 상륙하는 이유

세계 최고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의 영향력

네덜란드 제조업은 석유정제, 석유화학 전기기기, 철강, 식품을 중심 산업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이 발표한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11개의 대기업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중 단연코 1등 기업은 ASML(Advanced Semiconductor Materials Lithography)입니다.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공정의 세밀한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필수 장비인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하여 독점 공급합니다. 이 반도체 장비 생산 업체의 EUV 장비는 대당 2500억원에 달하며, 최근 개발을 마친 EUA 장비는 4900억원에 육박합니다.

 

연간 생산 대수가 40여 대에 불과해 삼성전자, 인텔, TSMC, SK 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 기업들이 EVU를 1대라도 더 확보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으로, 제조 수주를 보내는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 '슈퍼을'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ASML의 권위는 독보적입니다

 

왜 하필 한국 동탄 신도시에 상륙을?

ASML은 2022년 11월 16일부터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새 사옥을 짓기 시작했는데, 2024년 12월 입주를 목표로 하고있습니다. 베닝크 ASML CEO는 이날 ASML의 화성 뉴 캠퍼스 기공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의 반도체 고객사들의 비즈니스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기술 복잡성이 높아지면서 고객사와 협력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이번 화성 뉴 캠퍼스 설립으로 ASML의 기술이 고객사에 직접 생산 조달하여 한국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닝크 ASML 회장이 방한하여 기자 간담회를 하고있다

또한 그는 "한국에 있는 ASML의 협력사와도 시너지를 강화하여 재제조 센터를 통해 부품에 대한 현지조달 필요성이 커져 한국 기업과 협력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는 재제조 센터를 설립하면 기존 ASML 장비를 구입한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이 기존처럼 해외에 제품을 이송해 수리를 맡기는 방식이 아닌, 국내에서 부품 조달을 통한 조기 보수가 가능해짐을 의미합니다.

 

이를 발판으로 국내 반도체 제조 공급망 불확실성 해소에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반도체 대기업 총수들과 정계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ASML 베닝크 CEO는 2019년부터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고 있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ASML 국내 지사 설립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동탄2신도시 반도체 클러스터 형성에 공을 들였습니다.

경기도는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 설립에 꽤나 공을 들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단순한 공장건설, 제품공급을 넘어 미래기술 확보, R&D, 인재 양성, 양질의 제조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면서 "새롭게 신설될 반도체 전담 조직 미래성장국을 통해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에 이제까지 했던 것 이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재제조 센터에서는 ASML이 공급하는 EUV(극자외선), DUV(심자외선) 장비 유지보수와 핵심 부품 국산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관련 부품과 연계한 국내 사업자의 수익 향상도 기대 요소입니다.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인재 양성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실제 ASML은 이번 캠퍼스가 들어서면,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업 비중을 높여, 아웃소싱을 기존 10%에서 50%까지 확대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반도체 대기업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부품 제조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간접 채용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ASML 자체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반도체 장비 관련 인력 양성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국내 EUV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교육을 통해 관련 인력이 충원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화성 뉴 캠퍼스에서 해당 센터를 거쳐 배출될 고급 인재가 10년간 1000명을 넘을 것으로 파악됩니다.